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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 Noël 성수점 - 버터 향기가 골목을 채우던 날

by 허니의 맛집블로그 2026. 3. 29.

오늘은 딱히 계획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서울숲 근처를 걷다가 골목 어딘가에서 바람을 타고 흘러온 버터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고,

나는 그 냄새를 따라 자연스럽게 발길을 옮겼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본노엘 베이커리 성수점이었다.

뚝섬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쯤.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진분홍색 외관 덕분에 길을 잃을 일이 없다.

입구에는 방송 출연 인증 명패들이 나란히 걸려 있었는데, 알고 보니 KBS 생활의 달인에도 소개된 적 있는, 꽤 유명한 동네 빵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판은 소박하고, 가게 안은 작고 아늑했다. 그게 오히려 더 마음을 끌었다. "마가린도, 방부제도, 냉동 생지도 없다. 매일 아침 달인이 직접 반죽하고, 남은 빵은 복지센터에 기부한다." 이런 철학이 담긴 가게라는 걸 알고 나니, 빵 하나를 집어 드는 손이 왠지 모르게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쟁반과 집게를 들고 본격적으로 빵 구경을 시작했다. 소금빵, 치아바타, 버터떡, 휘낭시에… 그날 내가 선택한 네 가지 빵 이야기를 지금부터 풀어볼게요.

오늘의 선택 소금빵 겉은 바삭하게 갈라지고 속엔 버터 한 웅덩이.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고소한 기름기와 짭조름한 소금 결정이 입안에서 터진다. 크기도 다른 곳보다 한 뼘은 더 크다. 한정 수량이라 서두르지 않으면 금세 품절이다.

치아바타 껍질은 얇고 바삭하지만 속은 기포가 살아 있어 촉촉하고 쫄깃하다. 올리브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치즈가 곳곳에 콕콕 박혀 있어 씹을수록 진해지는 풍미. 샌드위치로 먹어도, 그냥 뜯어 먹어도 둘 다 정답이다.

버터떡 이름부터 심상치 않다. 떡의 쫀득한 질감과 빵의 고소한 버터 향이 의외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한국적인 정서와 베이커리 감성이 만난 퓨전 간식. 달지 않아서 자꾸만 손이 가는 그런 맛. 휘낭시에 겉면은 살짝 캐러멜처럼 달달하게 굳어 있고, 속은 촉촉하게 촉촉하다. 아몬드 가루 특유의 고소함과 버터의 구수한 향이 층층이 쌓인 느낌. 한 입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지만 여운은 꽤 길게 남는다.

가장 기억에 남은 한 입 솔직히 고백하자면, 빵집에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소금빵 하나쯤이야 싶었다. 요즘 어느 빵집에나 있는 메뉴 아닌가. 그런데 막상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그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다. 겉은 얇고 바삭한 크러스트가 사각 하고 부서지면서, 그 안에 감춰진 버터가 한꺼번에 흘러나오는 느낌.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하고, 묵직하지 않고 가볍게 마무리되는 그 균형감이란.

치아바타도 빼놓을 수 없다. 이탈리아 특유의 기포가 살아있는 오픈크럼 구조가 그대로 살아 있었다. 껍질을 깨물면 파삭 하고 무너지면서 속살이 드러나는데, 치즈와 올리브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풍미가 입안을 채웠다. 본노엘 방문자들 사이에서 "치아바타야말로 진짜 실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단단한 팬층이 있는 메뉴다.

버터떡은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메뉴였다. 쫄깃한 식감이 베이커리 재료들과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한 번 먹으면 두 번 손이 간다는 말이 이 빵을 위해 있었나 싶었다.

마지막으로 작은 크기에 마음을 빼앗긴 휘낭시에. 캐러멜처럼 살짝 굳은 겉면을 깨물면 속에서 아몬드 향과 버터 향이 동시에 올라온다. 조각 케이크보다 가볍고, 과자보다 진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오후를 보내기에 이보다 완벽한 동반자가 없을 것 같았다.

빵을 굽는 사람의 이야기

손성필 대표 본노엘 베이커리 창업자 KBS 생활의 달인 '식빵의 달인' MBN 천하제빵 출연 KBS 생활의 달인 · 식빵의 달인 MBN 천하제빵 : 베이크 유어 드림 출연 본노엘의 간판에는 화려한 수식어가 없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손성필 대표의 제빵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는 KBS 생활의 달인에 '식빵의 달인'으로 소개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26년에는 MBN의 화제작 천하제빵 : 베이크 유어 드림에 출연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천하제빵은 전국 팔도에서 모인 72명의 제과제빵 전문가들이 실력으로만 겨루는 국내 최초 K-베이커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흑백요리사의 제빵 버전으로 불리며 방영 직후 넷플릭스 국내 TOP 10 1위에 오를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방송 이후 본노엘에도 멀리서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손 대표의 빵은 방송 전에도, 방송 후에도 달라진 게 없다. 그의 철학은 단순하고도 명확하다.

마가린은 쓰지 않는다. 방부제도 넣지 않는다. 냉동 생지는 없다. 모든 반죽은 매일 아침 직접 만들고, 당일 구운 빵만 판매한다. 팔리지 않은 빵은 폐기하지 않고 지역 복지센터에 기부한다.

이 원칙들은 개업 첫날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유기농 밀가루를 사용하고, 식빵에는 마르지 않는 비법 반죽을 쓴다. 우뭇가사리를 더해 속이 촉촉하게 유지되는 식빵, 바나나를 오븐에 구워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베이컨감자빵, 천연발효종으로만 부풀리는 깜빠뉴. 이 모든 것이 편법 없이 정공법으로만 이루어진다.

손 대표가 추구하는 건 트렌드가 아닌 진짜 맛이다. 당일 판매 후 남은 빵을 지역 복지센터에 기부하는 따뜻한 철학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것과 좋은 빵을 만드는 것은 다르다. 나는 몸에도, 마음에도 좋은 빵을 굽고 싶다.

 

본노엘 베이커리의 방향 지금은 성수 1호점을 시작으로 답십리 2호점, 중계 3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그럼에도 본노엘은 프랜차이즈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각 지점에서 그 날의 빵이 직접 만들어지고, 그 날 팔리고, 남으면 나눠진다. 규모가 커져도 달라지지 않는 이 원칙 하나가, 본노엘이 여전히 '동네 빵집'으로 불릴 수 있는 이유다.

 

본노엘은 화려하지 않다. 인스타용 감성 포토존도 없고, 오마카세급 프레젠테이션도 없다. 그냥 좋은 재료로 매일 아침 굽는, 정직한 동네 빵집이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유행을 타지 않는 무언가. 한 번 맛보면 오래 기억에 남는 종류의 맛. 성수나 서울숲 쪽을 지나갈 일이 있다면, 혹은 아무 이유 없이 좋은 빵 한 조각이 먹고 싶은 날이면, 뚝섬역 2번 출구 방향으로 발을 옮겨 보시길. 분홍색 간판이 반겨줄 거다.

소금빵은 서두르는 게 좋다는 것, 잊지 말고. 본노엘 베이커리 성수점 정보 주소 서울 성동구 상원길 64 1층 교통 지하철 2호선 뚝섬역 2번 출구 약 300m 영업 매일 08:00 부터 23:30 (연중무휴) 주차 별도 주차장 없음 / 대중교통 이용 추천 참고 소금빵은 한정 수량 판매 (일찍 방문 추천!) 오늘도 좋은 빵 한 조각의 행복이 여러분께 닿길 바라며 이글을 마친다.